트레바리’라는 독서클럽 플랫폼이 있습니다. 여기에 다양한 독서클럽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각 클럽은 매월 한 번씩 모두 네 번 오프라인으로 모입니다. 한 번의 모임에 책 한 권을 읽고 이야기를 나눕니다. 멤버는 독후감을 제출해야 모임에 참석할 수 있습니다.
제가 트레바리에서 ‘리더십의 순간’ (이 뉴스레터의 제목과 같습니다^^)이라는 독서클럽의 클럽장을 맡고 있습니다. 이 클럽에서는 지난 뉴스레터에서 말씀드렸던 ‘경영자가 쓴 책’을 읽고 대화를 나눕니다.
제가 트레바리의 클럽장을 하면서 재미있게 생각한 점이 있습니다. 멤버가 돈을 낸다는 것입니다. 트레바리는 비영리가 아닙니다. 멤버는 4회의 모임에 35만원을 냅니다. 읽을 책도 멤버가 구입합니다. 책값 포함하면 한 번의 모임에 10만원꼴의 비용이 듭니다. 모임 시간은 3시간에서 3시간 반 정도입니다. 멤버 대부분이 직장인이라 많은 클럽이 평일 저녁에 모입니다. 저녁 7시40분에 시작해서 끝나면 11시가 넘습니다.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모이는 클럽도 많습니다.
사장님이 ‘참 좋은 책이로구나. 널리 읽히도록 하여라.’ 해서 전 사원 또는 팀장 이상에게 책을 나누어 주고 독후감을 쓰도록 하는 회사들이 있지요. 얼마나 많은 직원이 제대로 읽고 제대로 독후감을 쓰고 있을까요? 저도 소싯적에 읽는 둥 마는 둥 책을 훑어보면서 허겁지겁 독후감을 급조해서 마감에 맞춘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책을 읽고 독후감까지 써서 평일 밤 11시까지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데 기꺼이 돈을 지불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회사에서 나누어 주는 책은 읽지 않으면서 왜 그럴까요?
첫째, 관심있는 주제의 책을 읽기 때문입니다.
트레바리 독서클럽에서 읽는 책의 주제는 직장 생활, 커리어, 경제, 예술, 문학, 사회, 취미 등 다양합니다. 자기가 관심있는 책을 읽는 클럽에 들어가면 됩니다. 재미있는 것은 회사에서 사장님이 나눠 주는 책과 비슷한 책을 읽는 모임도 많다는 것입니다. 제 클럽도 그런 모임입니다.
둘째,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생각을 들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클럽에는 주제의 전문가인 클럽장과 함께 다양한 멤버들이 모입니다. 제 클럽에도 펀드 매니저, 수의사, 의사, 스타트업 창업자, 회사 CEO, 국제기구 간부, 인테리어 디자이너, 초등 교사, 컨설턴트가 모여 있습니다. 책에 대해 대화를 나눠 보면 같은 책을 읽었는데 중요하게 생각하는 포인트가 다릅니다. 자신의 경험과 상황에 따라 관점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대화를 하면서 사고가 확장되고 생각이 전환되는 경험을 합니다.
세째, 번개 모임의 즐거움 때문입니다.
클럽 멤버들과 토론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가끔 번개를 해서 영화나 공연 관람도 하고, 책과 관련된 곳을 찾아가 보기도 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합니다. 대개 다른 날 시간을 정해서 만나지만 모임이 끝난 늦은 시간에도 같이 자리를 하면서 대화를 나누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친구가 되고 간혹 연인이 되기도 한다고 합니다. 서로 ‘님’이라고 부르면서 거리를 지키며 대화를 통해 생각과 가치관을 알 수 있으니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트레바리의 교훈을 적용해 보죠. 회사에서 선정한 책도 좋지만 직원들이 읽고 싶은 책을 읽게 하면 어떨까요? 또한 그냥 개인 별로 읽고 독후감을 내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들이 함께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면 어떨까요? 같은 부서의 구성원이 아니라 다른 부서의 동료와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면 더 좋을 겁니다. 업무에 직간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책을 읽어야 한다고요? 꼭 그렇지 않아도 좋을 겁니다. 독서를 통해 직원들이 서로를 더 잘 알게 되고, 그러면 업무 협조가 잘 될 것이니까요.
지금까지는 사장님 생각이었습니다. 현실은, 책을 읽어도 회사 사람들과 읽고 싶지는 않다고 하는 직원들도 있을 겁니다. 그럼 그렇게 하게 하십시오. 회사 사람들과 읽어도 괜찮다는 직원도 있을 겁니다. 그들에게 기회를 주시죠.
박코치 드림
chankoo.park@parkjam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