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코칭을 하면서 생긴 시간관리에 대한 원칙이 있습니다. 약속 시간보다 일찍 도착하는 일입니다. 코칭 전에는 30분 일찍 도착하고, 강의 전에는 1시간 일찍 도착합니다. 고객 회사 근처의 커피숍에서 지난 세션에서 나누었던 대화의 메모를 들여다보면서 오늘 나눌 대화를 생각해 봅니다. 그래서 코칭을 시작할 때 고객 회사 근처에 어떤 커피숍이 있는지 알아둡니다.^^
초보 코치 시절에는 시간에 맞춰서 도착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어디 제 마음대로 시간에 맞출 수가 있나요. 늦을까 봐 전전긍긍하다 보면 머리에는 고객에 대한 생각이 아니라 다른 생각이 가득해집니다. 고객과 대화에 몰입하는데 시간이 걸립니다. 그래서 같은 건물에서 일하는 같은 회사의 임원을 연속으로 코칭하는 경우에도 1시간 정도의 시간을 비웁니다. 로비에 내려가 머리를 비우고 다음에 코칭할 분과의 대화에 대해 생각합니다.
경영자의 하루는 회의의 연속입니다. 회의가 꽉 차 있습니다. 그럴 때 머리 속에서는 이전 회의를 아직 마치지 못했을 때가 많습니다. 회의에서 내린 결정이 맞는지 생각하고 있기도 하고 빼먹은 이야기가 떠오르기도 합니다. 회의는 끝났지만 경영자의 머리 속은 아직 회의 중입니다.
앞의 회의를 정리하고 다음 회의로 넘어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는 두 가지 방법을 제안드립니다.
첫째, 회의와 회의 사이에 최소 15분의 여유를 두는 것입니다.
제가 코칭했던 어느 임원은 이어지는 회의 사이에 반드시 최소 15분의 혼자 있는 시간을 가진다고 합니다. 창밖을 바라보기도 하고, 다음 회의 자료를 다시 읽기도 하고, 괜히 화장실을 다녀온다고 합니다. 절대로 이 회의실에서 저 회의실로 바로 옮겨 가거나, 다음 회의 참석자가 바로 방에 들어오게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다른 방법으로 스몰 톡(small talk)을 활용하는 것입니다.
회의를 시작할 때 ‘점심엔 뭐 먹었어요?’ ‘아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할 나이가 됐죠?’ 같은 스몰 톡을 해 보십시오. 스몰 톡은 회의 분위기를 부드럽게도 만들지만 회의 참석자들의 머리를 비우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회의를 시작하기 전에 10분 정도 스몰 톡을 하는 겁니다. 요즘 같이 날씨가 좋을 때는 날씨 이야기도 좋고, 가을 야구 이야기, 회사 근처에 생긴 맛집 이야기도 좋습니다. 그런데, 스몰 톡을 너무 유쾌하게 하셔서 빅 톡(big talk)이 되면 곤란합니다.^^
어느 회사 상무님의 코칭을 위해 그의 부하인 팀장 한 분과 인터뷰를 했습니다. 그 분이 이런 말을 하더군요.
“우리 상무님은 회의하다가 갑자기 말씀을 안 하실 때가 종종 있습니다. 딴 생각을 하시는 거죠. 심할 때는 다른 나라에 가 계신 거 같아요. 그러다가 ‘잠깐만’ 하시고는 이전 회의 참석자에게 전화를 하십니다.”
이런 상황은 곤란합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