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코치의 '리더십의 순간’이 돌아왔습니다. 너무 오래 쉬었습니다. 9월 초에는 다시 시작하려고 했는데 게으름을 피우다 이제야 인사드립니다.
제 작은 딸이 지난 7월에 결혼했습니다. 저에게 축사를 하라고 하더군요. 열심히 원고를 써서 읽었는데 나름 반응이 좋았습니다.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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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신부 박희우의 아빠 박찬구입니다.
토요일, 게다가 연휴에, 바쁘신 시간을 내어 참석해 주신 모든 하객께 신랑 신부와 양가를 대신해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희우가 승현이를 처음 소개한 날이었습니다. 아내와 넷이 점심을 먹었습니다. 집에 돌아와서 아내가 물었습니다.
"자기는 승현이가 맘에 들어?"
제가 대답했습니다.
"응. 괜찮아. 근데 여자 보는 눈이 독특한 거 같아. 좀 까칠한 여자를 좋아하나 봐."
바로 등짝 스매싱을 당했습니다. 아직도 등이 얼얼합니다.
그래서 다시 대답할 테니 질문을 다시 하라고 했습니다. 아내가 다시 물었습니다.
"승현이가 맘에 드냐고요..."
제가 대답했습니다. "아직 잘 모르겠는데."
아내가 화가 난 거 같았습니다. "아니, 만나서 점심도 먹었는데 몰라?" 제가 대답했습니다.
"승현이는 잘 모르겠는데, 희우가 자기 엄마를 닮아서 남자 보는 눈이 훌륭하네."
아내는 어이가 없는지 ‘어이구, 어이구…’를 연발했습니다. 누가 이 이야기를 듣더니 '일타사피'라고 하더군요.
몇 년 있으면 저와 제 아내가 결혼한지 40년이 됩니다. 제 아내는 40년을 저와 살아온 자신이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거 같습니다. 세상의 모든 아내는 자기들만 대단한 줄 아는 거 같습니다. 남편들도 같은 생각이라는 건 잘 모르나 봅니다.
왜 제가 스스로 대단하다고 생각하는가 하니 사소한 것이지만 아내에게 맞춰 주려고 애쓴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치약을 어디부터 짜느냐 하는 것입니다.
신혼 때 보니 아내가 치약 몸통을 눌러서 짜더라고요. 저는 끝에서부터 짭니다.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가운데부터 치약을 짤 수 있단 말입니까!
왜 그렇게 치약을 짜느냐, 가운데부터 짜면 쓰다가 가끔 앞으로 밀어주어야 하지 않느냐고 아내에게 물어… 보려고 하다가 쫀쫀해 보일까 봐 참았습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저도 몸통을 눌러서 치약을 짜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별 문제가 없었습니다. 치약을 몸통부터 짠다고 이 닦는데 문제가 있는 건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적응하는데 10년쯤 걸렸습니다. 10년쯤 지나니까 저도 아주 자연스럽게 치약을 몸통부터 짜고 있더라고요. 이제는 저도 되는대로 치약을 짭니다. 그 사소한 걸 맞추는데 대략 10년이 걸렸습니다.
신혼 때는 남편이, 또 아내가 하는 행동이나 말이 이해가 되지 않을 때가 있을 겁니다. 남편이나 아내의 생각은 모두 제 나름의 합당한 이유가 있습니다. 부부의 서로 다른 점은 나를 확장하는 기회가 됩니다.
특별히 승현이에게 알려주고 싶은 게 한 가지 더 있습니다. 제가 집에서 가장 무서워하는 식구가 바로 희우라는 사실입니다. 그 이유는 아내도 저에게 잘 하지 않는 훈계를, 희우가 하기 때문입니다.
가끔 술을 먹고 귀가가 늦어질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집에서 희우를 마주치면 꼭 한 마디 듣습니다. "사장님, 오늘 늦으셨습니다." 하거나, "아번님, 요즘 음주가 잦으십니다." 라고 합니다. 아빠나 아버지가 아닙니다, 아버님도 아니고 꼭 ‘아번님’이라고 합니다.
특별히 승현이에게 당부하고 싶은 게 이것입니다. 희우가 회사 직함을 부르거나 ‘서방님'이나 '대감'이라고 부를 때 조심해야 할 겁니다. 이거 혹시 앞으로 아버님이라고 불리실 사돈께서 괜히 긴장하시는 거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희우와 승현이가 축사를 부탁했을 때 난감했습니다. 주례도 해 본 적이 없고 게다가 결혼식 축사는 처음이거든요. 그래서 유튜브를 엄청 찾아보았습니다. 저는 뻔한 축하의 말이나 인사보다 희우와 승현이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내용을 들려주고 싶었습니다.
결혼 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서로가 많이 다를 것이고, 치약을 어디서 짜느냐와 같은 사소한 것도 맞춰가는데 인내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 상대가 직함이나 존대어를 쓰면서 말할 때는 긴장할 필요가 있다는 것. 이 두 가지입니다.
추적추적 비 오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참석해 주신 하객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둘이 하나가 되어 새로운 인생을 열어갈 두 사람에게 많은 축하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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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기 전에 저는 아내와 6년이나 연애를 했습니다. 6년을 만났어도 서로에 대해 모르는 것이 많았습니다. 치약 짜는 방법 말고도 서로 다른 습관이 적지 않았습니다. 치약 짜는 방법과 같이 서로 적응한 것도 있지만 아직도 서로 고개를 설레설레 하게 만드는 습관들이 아직 남아 있습니다.
요즘 많은 기업들이 신입사원 대신 경력사원을 뽑습니다. 짧게는 2년, 길게는 10년 이상 다른 회사에서 직장 생활을 했던 사람들이 옆 자리의 동료가 됩니다. 그들과 일하다 보면 ‘왜 저런 식으로 일할까?’ 하고 생각하게 될 때가 있습니다. 우리 회사의 일하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틀렸다고 고쳐 주고 싶습니다. 그렇지만 그저 다를 뿐 틀린 방법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오히려 더 좋은 방법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섣불리 지적하기보다 그들의 방식을 열린 마음으로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손발을 맞춰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어떨까요?
긴 글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박찬구 코치 드림
chankoo.park@parkjam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