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경영자로 일하다가 경영자 코칭을 하고 글을 쓰고 강의를 한 지 올해로 7년째입니다. 처음 코칭을 할 때는 사장(^^) 마인드를 고치지 못해서 버벅거렸습니다. 고객의 이야기를 듣다가 ’그렇게 하시면 안되는데…‘ 하는 생각이 들면서 마구 훈수두고 가르치려고 했습니다. (경영자 코치는 그러면 안됩니다!) 이제는 익숙해져서 잘 듣는 편입니다.
그런데 아직도 코칭을 하거나 강의를 할 때 당황할 때가 있습니다. 이런 말을 들을 때입니다.
‘코치님은 정말 훌륭한 리더이셨을 거 같아요.’
’직원들에게 많이 존경받으셨을 거 같습니다.’
‘책에 나온 리더가 해야 하는 일은 코치님은 늘 하시던 거죠?‘
이런 말을 들으면 쥐구멍이 아니라 바퀴벌레가 숨어있는 곳이라도 찾아가고 싶어집니다. 특히 마지막 질문은 그중에도 저를 가장 찔끔하게 하는 질문입니다. 제 후배는 소위 자기계발서를 읽으면 저자에게 ’넌 그렇게 살았니?’ 하고 질문하고 싶어진다고 합니다. 제 책이나 강의를 듣는 리더들도 그런 생각을 할지도 모르지요.
제가 그렇게 살았을 리가 있겠습니까? 저도 쎈 척하다가 실수하고 후회하는 상사였습니다. 필요없이 목소리 높이고, 말 함부로 하다가 상처 주고, 혼자서 미안해하는 그런 상사였습니다. 그럼 책이나 강의에서 당신이 떠드는 이야기는 다 뭐냐고요? 제 이야기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는 물론 제 이야기입니다. 그렇게 형편없기만 한 리더는 아니었어서^^ 나름 들어줄 만한 스토리도 있습니다. 대충 제 컨텐츠의 70% 정도는 됩니다.
둘째는 코칭 고객에게 들은 이야기입니다. 코치로 일하는 것의 좋은 점은 훌륭한 경영자들과 대화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회 생활을 40년 넘게 하면서 다양한 인간상을 만날 만큼 만났다고 생각합니다만, 코칭을 하면서 '세상에... 이런 분이 있다니...' 하고 감탄하게 되는 분들과 대화할 기회를 갖습니다. 일과 성과에 대해 욕심과 열정이 있으면서도 사람에게 따뜻한 분들이거나, 자신의 부족한 점을 돌아보고 변화하려고 노력하는 분들입니다. 이런 분들이 들려주는 리더로서의 노력과 성찰에 대한 이야기를 글과 강의를 통해 마치 제 이야기인 양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세째는 제가 리더로서 해 보고 싶었지만 하지 못했던 일입니다. 리더로서 해 보고 싶었지만 이런저런 핑게로 혹은 망서리다가 하지 못한 일들이 있습니다. 대부분 같이 일했던 상사나 동료가 하고 있는 일을 보면서 '나도 해 봐야지.' 하고 결심만 하고 생각만 하다가 실행에 옮기지 못한 일들입니다.
예를 들면 원온원(one on one) 미팅이라고 부르는 일대일 대화입니다. 제가 CEO로 일했던 회사는 그룹 방침으로 모든 관리자가 분기에 한 번 직속 부하와 원온원을 하게 되어 있었습니다. 해 보니 참 좋았습니다. 보고와 회의에서 나누기 힘든 업무와 조직, 그리고 개인과 경력에 대한 대화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대표나 임원이나 출장이니 고객 미팅이니 서로 바빠서 분기에 한 번 만나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그룹이 어려워져 회사는 매각이 된다 어쩐다 하면서 신경 쓸 일이 많았습니다. 그러다 인수 대상자가 결정되면서 그룹의 관리를 벗어나니 원온원은 아무도 챙기지 않았습니다. 결국 '이거 참 좋은 건데.' 하면서도 원온원을 하지 못했습니다. 아니 하지 않았습니다.
가끔 같이 일했던 임원들을 만납니다. 대화를 나누다 보면 '그때 이랬으면 좋았을 거 같아요.' 하는 반성하는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원온원을 통해 그때 그런 대화를 나누지 못한 것이 후회됩니다. 그냥 결정해야 할 일, 공유해야 할 일만 이야기하느라 좀 더 넓고 깊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한 것이 아쉽습니다.
왜 결심만 하고 생각만 하다가 하지 못한 일들이 있을까요? 하지 못하게 만드는 핑게나 이유나 상황이 있을 겁니다. 우선 바빠서 그렇습니다. 모양 빠진다는 생각이 드는 일도 있습니다. '대표나 임원이 뭘 그렇게까지...' 하는 생각입니다.
영어에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If I knew then what I know now')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지금 알고 있는 것을 정말 그때는 몰랐을까요? 그때 몰라서 못했다고 생각하는 것들은 대부분 그때도 알았지만 하지 않았던 것들입니다. 지금이 바로 미래의 '그때' 입니다.
모양 빠지거나 엄두가 않나서 '내가 뭘' 하고 생각하고 계시는 것, 바로 그 일을 행동에 옮기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