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에 영입 임원이 기억해야 할 첫번째로 조심해야 할 두 가지 말버릇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영입 임원이 기억해야 할 두번째는 지금까지 회사가 이루어 온 유산(legacy)을 존중하는 일입니다.
‘유산’이라고 하면 부모님이 남겨주신 재산이 먼저 떠오릅니다. 그런데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유산에는 ‘앞 세대가 남겨준 사물이나 문화’라는 뜻이 있습니다. 기업의 유산은 ‘회사를 여기까지 오게 한 것들‘ 입니다. 과거의 선택, 그로 인한 성공과 실패, 그리고 그것들이 만들어 낸 정체성을 말합니다. 구체적으로 회사의 유산이란 선배들이 일구어낸 성과, 일하는 방법, 조직의 문화 또는 사람을 말합니다.
외부에서 영입된 임원은 지금까지 회사가 해 온 일과 그 일이 남긴 유산을 존중해야 합니다. 현재 회사의 상황이 좋지 않고 임원이 이런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영입되었다고 해도 그렇습니다. 존중받을 만한 유산을 갖지 못한 회사였다면 벌써 망했을 것이고 임원이 영입될 기회도 없었을 것입니다. 뛰어난 역량과 경험을 가졌기 때문에 영입된 임원이라고 해도 회사의 유산을 무시할 자격은 없습니다.
외부에서 영입된 임원이 ‘과거는 틀렸고 내 방식이 맞다.’는 식으로 일에 접근한다면 구성원은 ‘우리의 과거를 부정한다.’고 느끼고 강하게 반발하게 됩니다. 이러면 임원이 제대로 일을 할 수 있을까요? 반면에 임원이 회사의 심리적 자산을 인정하고 유산을 존중할 때 구성원은 자신들의 가치를 인정받았다고 느끼면서 새로운 변화의 시도에도 마음을 열게 됩니다.
영입된 임원을 포함한 모든 경영자가 할 일은 과거의 유산의 있고없음이나 좋고나쁨을 따지는 일이 아니라 지금 하고 있는 일이 후배에게 가치있는 유산으로 남도록 하는 일입니다.
영입 임원이 기억해야 세번째는 회사의 맥락(context)을 이해하는 일입니다.
조직의 맥락이란 ‘지금 이 회사가 이렇게 행동하는 이유’를 말합니다. 과거의 유산은 현재의 환경과 만나 지금의 행동을 만들어냅니다. ‘이 조직이 무엇을 소중히 여겨 왔는가’ 하는 것이 유산이라면, 맥락은 ‘지금 그 소중함이 어떤 행동으로 나타나고 있는가’ 입니다.
예를 들어 여러 번 실패를 경험한 회사는 의사결정에 신중하다 못해 느려집니다. 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영입 임원은 의사결정이 너무 느려서 좋은 기회를 놓친다고 말합니다. 그런 영입 임원을 구성원은 ‘회사 사정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영입 임원이 유산을 존중하지 않으면 신뢰를 잃고, 맥락을 이해하지 않으면 판단을 그르치게 됩니다.
맥락은 무조건 존중할 것은 아닙니다. 앞의 예와 같이 의사결정이 느리기만 한 것은 좋은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조직의 맥락을 먼저 이해하고 나서 받아들여야 할지 결정해야 합니다. 이 회사의 경우에는 마냥 느린 의사결정의 속도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