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표는 회의가 끝난 후 인사담당인 A상무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습니다.
A상무가 물었습니다.
“B전무가 이런저런 아이디어를 이야기하던데 대표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눈치 빠른 박 대표가 놓칠리 없었습니다.
“그걸 왜 B전무가 안 물어보고 A상무가 물어보지?”
A상무는 한 번 싱긋이 웃고 말했습니다.
“대표님, 팀장하고 임원들이 대표님 무서워하는 거 모르시죠?
“내가 무섭기는 뭐가 무섭다고 그래? 내가 소리를 지르는 것도 아니고 결재판을 던지는 것도 아닌데. 왜 나를 무서워하지?”
“대표님 질문 때문에 그렇습니다.”
“질문? 내 질문이 어때서? 내가 질문을 좀 많이 하기는 하지. 그게 문제인가?”
“질문을 많이 하시는 건 괜찮은데 좀 꼬치꼬치 물어보시잖아요. ‘뭘 하려고?’ 하고 물으셔서 대답을 하면 ‘그건 왜 해야 하는데?’, 대답을 하면 ‘그래서 어떻게 할 건데?’, 아니면 ‘누가 할 건데?’ 하고 물으셔서 완벽히 준비가 되어 있지 않으면 뭘 말씀드리기가 어렵답니다. 저 말고요, 다른 임원들이 그럽니다.”
여러분은 이 장면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드십니까? 혹시 내 이야기인데, 라고 생각하시나요?
리더는 좋은 질문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질문을 잘 하는 것도 막상 쉽지 않습니다. 답을 하는 것도 쉽지 않죠. 리더는 어떤 경우에 질문을 할까요? 질문을 하는 목적은 무엇일까요? 또 답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리는 일반적으로 모르는 것을 알고 싶을 때 질문을 합니다. 리더도 모르는 것이 있습니다. 회사 생활 30년이 넘은 사장님이라고 회사 돌아가는 모든 것을 아는 것은 아니니까요. 그런데 구성원들은 리더가 알면서 물어본다고 오해할 때가 많습니다. 특히 임원이나 CEO는 몰라서 묻는 것이 아니라 알고 있는지 테스트하는 불순한 의도를 갖고 물어본다고 생각합니다.
구성원들은 왜 그렇게 생각할까요? 물어봐서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면 ‘이거 봐, 담당자가 그런 것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하는 성질 고약한 팀장이나 임원이 있기 때문입니다. 모를 수도 있는 거 아닙니까? 임원이라고 모든 숫자 다 꿰고 있나요? 성인의 역량을 숫자나 기억력만으로 평가하는 것은 첫돌도 지나지 않은 아이가 열까지 센다고 천재라고 단정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리더와 구성원에게 질문하는데 지켜야 할 몇 가지를 정리해 보겠습니다.
첫째, 열린 질문을 하십시오
‘그렇다’ 또는 ‘아니다’로 답할 수 있는 질문보다 6하원칙(5W-1H)에 의해 질문하십시오. 여부와 사실보다는 할 일에 대해 고민하도록 질문하십시오. 사실을 모르면 찾아보면 됩니다. 사실을 물어보는 것은 하수의 질문법이고, 질문을 통해 깊고 다르게 생각하도록 하는 것이 고수의 질문법입니다.
둘째, 질의응답보다 대화를 하십시오.
리더의 질문에 구성원이 답하고, 다시 리더가 질문하고 구성원이 답하는 상황은 구성원으로 하여금 상당한 압박감을 느끼게 합니다. 이렇게 일방적인 질문과 답을 반복하는 것은 ‘신문’(訊問)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신문이나 질의응답이 아닌 대화가 필요합니다. 대화는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것입니다. 리더와 구성원이 서로 질문을 하고 답을 함으로써 생각을 나누도록 하십시오.
세째, 크게 중요하지 않은 것에 대해 무심코 질문하지 마십시오.
별 거 아닌 것인데도 상사가 물어보면 구성원은 중요하거나 필요한 걸로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사장님이 별 생각없이 ‘A사업을 시작한 이후의 평균 성장률이 얼마나 될까?’ 하고 중얼거리면 김대리는 그날 야근하면서 A사업의 평균 성장률을 계산할지도 모릅니다. 최근 3년이나 5년 성장률이면 몰라도 30년 넘은 사업의 평균 성장률이 뭐 그리 중요하겠습니다. 리더가 무심코 내뱉는 의문문이 구성원에게는 할 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 꼭 알고 싶은 것만 분명하게 질문하십시오.
직장 생활에서 나를 가장 잘 드러내는 상황은 무엇까요? 바로 ‘보고’입니다. 보고는 질문과 답으로 이루어집니다. 우리는 질문과 답의 필살기를 연마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음 주에는 질문에 답하는 방법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