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22 (2025. 07. 08)
인사철이면 큰 회사의 승진 소식이 신문에 실립니다. 승진한 사람의 승진 배경에 대해서도 같이 실리지요. 이런 표현을 볼 수 있습니다. ‘신임 홍길동 사장은 회장의 복심을 가장 잘 이해한다는 평을 받고 있다.‘ 는 말입니다.
’복심‘(腹心)이란 마음 속 깊은 곳에 갖고 있는 생각을 말합니다. 윗사람의 속마음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을 줄여서 그냥 복심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아무개 상무는 사장의 복심이다.‘ 같은 식입니다. 복심은 정치권에서 쓰기 시작한 표현입니다. 정치인들은 말 못할 사연이 많아서 그런지 할 말을 못하고 가슴에 묻어두는 경우가 자주 있나 봅니다. 그래서 묻어 둔 그 마음을 읽을 사람이나 읽어 줄 사람이 필요하겠죠.
대개 사장의 복심은 사장과 자주 만나서 대화합니다. 인사담당인 A상무는 거의 매일 김 대표에게 보고를 하거나 이야기를 나눕니다. 그는 사람과 사업에 대한 대표의 생각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른 임원들은 김대표에게 보고하기 전에 A상무에게 자주 물어봅니다. ‘A상무. 대표님 생각은 어떨 거 같아?’ 하고 말이죠. 복심은 실력있는 통역사입니다.
복심은 이미 윗사람의 눈높이를 갖고 있는 사람입니다. 복심은 윗사람의 말을 그대로 옮기거나 반복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자주 만난다고 사장이 자신의 모든 생각을 말해 주지는 않습니다. 복심은 윗사람의 속마음을 이해하고 윗사람의 시선에서 고민하고 판단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즉, 복심은 권력이 아니라 역량입니다. 그래서, 윗사람의 복심이 된다는 것은 역량을 개발하는 일입니다. 복심이라는 평을 듣는 것은 윗사람의 자리에서 일할 수 있는 어느 정도의 준비가 되었다는 신호입니다. 그렇지만 계속 윗사람의 복심에만 머무를 수는 없습니다.
윗사람의 생각을 듣고 왜 그렇게 생각하셨을까, 그 배경에는 어떤 기준이나 신념이 있을까 생각해 보십시오. 윗사람의 생각이 자신의 생각과 다르다면 그 기준이나 신념에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윗사람의 생각이 나 자신의 생각은 아니니까요. 윗사람의 신념을 이해할 수 있는지, 더 나아가 내가 받아들일 수 있는지 생각해 보십시오. 거기서 자신의 생각과 신념을 갖게 됩니다. 리더라면 자신의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리더는 아바타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복심이 되기 위해 먼저 해야 할 일은 상사와 자주 이야기를 나누는 것입니다. 부를 때만 가지 말고 부르지 않아도 가십시오. 윗사람을 어려워하는 리더가 많더군요. 윗사람을 좋아하지는 않아도 친하게 지낼 수는 있습니다. 친해져야 대화를 자주 나눌 수 있고 대화를 나누어야 배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복심을 역량이 아니라 권력으로 사용하는 조직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정당도 아니고 회사에 최고경영자의 생각을 잘 이해하는 사람이 따로 있고 그 사람이 전하는 말을 듣는 사람이 따로 있다면 문제가 있는 조직입니다. 기업 내 소통의 기본 원칙은 ‘허심탄회‘(虛心坦懷)이니까요.
박찬구 코치 드림
chankoo.park@parkjam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