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는 다양한 의사결정을 해야 합니다. A사업에 투자할 것인가, B사업에 투자할 것인가. 부진한 사업을 정리할 것인가, 더 두고 볼 것인가. 부서간 갈등에 어느 부서의 손을 들어줄 것인가. 방금 면접 본 후보자를 뽑을 것인가, 뽑지 않을 것인가. 부진한 관리자를 내보낼 것인가, 한번 더 기회를 줄 것인가. 즉, 할 것인가, 말 것인가 아니면 A안인가 B안인가를 고민해야 합니다.
이런 부담스러운 의사결정을 하루 종일 하다 보면 리더는 일과 후의 사소한 의사결정은 하기 싫어집니다. 어느 경영자는 ‘짜장면이냐, 짬뽕이냐’도 생각하기 싫어서 아무 거나 시켜 달라고 하는 판에 요즘은 ’칼국수냐, 콩국수냐‘까지 정해야 한다고 한탄을 합니다. 짜장면을 먹을지 짬뽕을 먹을지는 팀원이나 가족이 정해주는 대로 먹어도 됩니다.
그렇지만 의사결정은 리더의 일입니다. 경영자도 의사결정에 대해 도움을 받거나 주위의 의견을 들어 볼 수는 있습니다. 그렇지만 최종 결정은 직접 해야 합니다. 아무리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고 결정했다고 해도 결정한 사람은 경영자 개인이지 팀이 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최종 의사결정자인 CEO를 ‘최후의 한 사람’(‘The Last Man’)이라고 합니다.
의사결정을 할 때 경영자가 염두에 두어야 할 세 가지를 살펴보겠습니다.
첫째, 지금 결정해야 하는 일이 ’내’가 결정할 사안인지 먼저 생각해 보십시오.
지금 앞에 놓인 결재판의 서류 중에는 반드시 내가 내려야 할 의사결정이 아닌 것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임원이시면 부하 팀장이 결재해도 되는 사안도 있고 심지어 팀원이 내려도 될 결정도 있을 것입니다. 기안에 서명을 하려고 손에 쥐고 있는 펜이나 전자결재에 클릭을 하려고 잡고 있는 마우스를 내려놓으십시오. 그리고 이 사안이 ‘반드시 내가‘ 결재를 해야 할 일인가 먼저 생각해 보십시오.
왜 내가 해야 할 의사결정이 아닌데 내게 결재가 올라오게 되었을까요? 의사결정은 상방지향성(上方指向性)이 있기 때문입니다. 김 팀장은 새로운 협력업체를 A사로 할 것인지 B사로 할 것인지 고민입니다. 두 회사 모두 훌륭하기 때문입니다. 팀원들과 의논해도 딱부러지게 어느 업체가 좋다고 결론이 나지 않습니다. 협력업체 선정은 김 팀장의 전결사안입니다. 그렇지만 김 팀장은 외칩니다. ’상무님께 기안 올려!‘
둘째, 의사결정은 빠르게, 때로는 신중하게 해야 합니다.
흔히 의사결정은 빠르게 해야 한다고 합니다. 의사결정의 황금률로 여겨지는 말입니다만, 항상 맞지는 않습니다. 결정이 늦어 문제가 되는 경우가 더 많으니 그렇게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빠르게 해도 괜찮을 결정은 빠르게 해야 하지만 신중하게 결정할 사안은 따져보고 결정해야 합니다.
빠르게 결정하지 않아도 괜찮은 사안과 빠르게 결정해야 할 사안은 무엇일가요? 빠르게 결정하지 않아도 되는 사안은 설사 잘못 결정해도 회사에 영향이 크지 않은 사안이거나 상황을 되돌릴 수 있는 사안입니다. 돌이킬 수 없거나 회사 살림을 들었다 놓았다 할 만한 사안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세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정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경영자는 다른 사람들이 반대함에도 불구하고 진행하거나 진행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면 99명의 반대를 무릅쓰고 실행을 결정해야 합니다. 하지 않아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면 다른 사람들이 모두 해도 괜찮지 않느냐고 생각해도 하지 않아야 합니다. 경영은 다수결이 아닙니다. 때로는 합의보다 확신이 더 중요합니다. 물론 이럴 때 경영자는 자신의 결정을 책임지고 좋은 결과로 만들어야 합니다.
‘박 코치도 의사결정을 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주지는 못하는구나’ 하고 생각하실 겁니다. 그런 방법은 없습니다. 결국 의사결정은 그 상황에 놓인 그 리더만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그래서 리더는 외롭습니다.
제가 모시고 일했던 회장님 한 분은 사장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가끔 했습니다.
“사장은 외로운 거야. 외롭지 않으면 고민하지 않는 거고. 외로운 게 싫으면 내려와야지. 외로우니까 월급을 더 받는거야.”
맞는 말씀인데 듣기 좀 섭섭했습니다.^^ (*)